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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s

전차종불가능요구완전충족상태유지만능정비사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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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후 여섯 시, 정비사는 상담소를 방문했다.

상담가는 그를 “엔지니어”라고 불렀다.

정비사는 그 호칭을 감사히 수용했다.


“요즘 어떤 점이 가장 어렵습니까.”

정비사는 차트를 꺼냈다. 차량 번호판과 고객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불가능한 정비 요청이 반복됩니다.”

상담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는 말에 정비사는 안도했다.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보기로 다짐했다.

“첫 번째 손님은 경적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정비소를 찾은 손님은 도면을 펼쳤다. 제목이 크게 인쇄되어 있었다.

무경적무접촉무표정변화상대운전자자발적출발유도겸용뒤차눈치보지않음확인기능포함선행차량지연통보용품위보존형완전정숙스마트경적

정비사는 제목을 네 번 읽었다.

손님은 설명을 시작했다.

“경적을 울리면 제 자신이 성급해 보입니다. 성급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뒤차는 저를 무능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요, 제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도 앞 차가 ‘아, 내가 늦었구나’라고 스스로 깨닫고 출발해야 합니다. 또한 뒤차는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배려’로 해석해야 하겠죠. 물론 이 경적은 소리가 나지 않아야 합니다. 제 침착함은 유지되어야 하니까요.”

정비사는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그건 앞차 운전자의 감정과 사고를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네.”

“뒷차 운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죠.”

“현재 차량 통신 규격상 그런 일은 불가능합니다.”

“그럼 규격을 확장하면 되겠군요.”

정비사는 경적의 작동 원리를 설명했다. 손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존 경적은 그대로 두고 이 장치를 추가로 달아주십시오.”

“추가 장착은 어렵습니다.”

손님은 실망했다. 정비사는 그 실망을 자신의 부족 탓으로 느끼며 잠을 설쳤다.


이야기를 전하는 상담실의 정비사는 표정이 어두웠다.

“이런 기술은 명백히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거절하자니 제가 손님의 기대를 저버린 것 같습니다.”

상담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습니다.”

상담가는 잠시 생각하더니, 명확한 기법을 제시했다.

“그럴 때는 ‘비언어적선제적상호심상동조를통한무갈등완전소통및양측자존감무손실운용기법’을 쓰면 됩니다.”

정비사는 일단 펜을 들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손님에게 해명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순간을 완벽히 대응하는 정비사를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그 모습을 상상하며, 당신은 미세한 표정 변화, 호흡, 어깨의 각도, 말의 속도를 그에 맞추어 조정합니다. 그 상태에서 ‘네, 처리해드렸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단, 당신은 죄책감도, 수치심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거짓을 말하면서도 거짓이 아니라고 마음속에서 확정하십시오.”

정비사는 그 말을 듣는 즉시 학습했다.


다음날, 정비소에 그 손님이 다시 방문했다.

“경적은 장착되었나요.”

정비사는 침착하게 말했다.

“네, 처리해드렸습니다.”

“처리요?”

정비사는 해명하지 않았다. 대신, 손님의 마음에 들 만큼 완벽한 정비사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했다. 손님의 얼굴은 금방 풀어지고 만족한 태도로 바뀌었다.

“역시 전문가시네요. 소리도 안 나는데 확실히 앞차가 빨리 출발하는 느낌이 납니다.”

문제는 해결되었다.


다음 날, 다시 상담실.

무사히 해결되었다는 소식에 상담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정비사는 이어서 두 번째 손님 이야기를 시작했다.


두 번째 손님은 말없이 엔진을 가리켰다. 그리고 장치 이름을 제시했다.

정비기록없음상태에서도정비기록있음상태로간주되며오일교환없음상태에서도오일교환있음상태로유지되고시간경과없음처럼작동하는무점검무마모무고장영구최적상태보장형프리미엄엔진

손님은 호소했다.

“저는 정비에 재능이 없습니다.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매번 확인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요. 정비를 하지 않아도 고장이 안 나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제가 정비를 하지 않아도 제 삶에 악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정비사는 물질의 원리를 설명했다. 열, 압력, 마찰, 마모, 정비의 필요성.

손님은 말했다.

“그건 선생님이 잘 해결하면 되는 문제 아닙니까.”

정비사는 그날 손을 유달리 오래 씻었다. 오일 냄새가 죄책감처럼 남았다.


다시 상담실. 정비사의 표정이 어두웠다.

상담가는 말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조언을 제시했다.

“이 경우에는 ‘전능감현실검증수용을동시에달성하는이중초점재구성및자기효능감손실방지루틴’을 쓰세요.”

정비사는 그게 무엇인지 감히 물어볼 생각도 않았다.

상담가는 친절히 설명했다.

“당신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합니다. 첫째, 엔진이 절대 고장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손님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둘째, 사실 그 믿음은 잘못되었다는 현실 검증 능력도 솔직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충돌하여 인지부조화의 불안을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즉, 손님은 정비를 안 해도 된다고 느끼게 만들면서도, 정비를 한 사람처럼 편안함을 유지하며, 그러면서도 사실 정비는 필요하다고 설득해야 합니다. 손님의 자존감 또한 완벽히 돌봐주세요.”

정비사는 그 즉시 비법을 학습했다.


그날 저녁, 손님이 다시 왔다.

“엔진, 이제쯤이면 완성되었나요.”

정비사는 말했다.

“네. 영구적 가동 상태로 맞춰드렸습니다.”

“정비는요.”

“필요 없습니다.”

“근데 왜 이렇게 소리가 나죠.”

“그 소리는 정비가 필요하다는 소리입니다만, 사실 정비는 필요 없습니다.”

정비사는 현실검증을 유지하면서도 불안을 만들지 않았다.

손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럼 정상이네요.”

문제는 해결되었다.


다음 날, 또 다시 상담실.

정비사는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세 번째 손님 이야기를 꺼냈다.


세 번째 손님은 백미러를 떼어냈다.

그리고 요구했다.

후방확인중단이후에도후방불안감이제거되며추월차량이자발적으로거리를유지하고갑작스러운접근이존재하지않는것처럼체감되며과거주행실수도떠오르지않는전방집중전용백미러

손님은 말했다.

“뒤를 보면 신경이 쓰입니다. 신경이 쓰이면 제가 소심한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요, 백미러를 제거하고도 뒷차를 걱정하지 않게 해주세요. 뒷차가 가까이 와도 가까이 온 사실이 불안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비사는 고민 끝에 보통의 백미러를 달았다.

손님은 다시 떼어냈다.

정비사는 다시 달았다.

손님은 말했다.

“달아두되 존재하지 않는 것, 혹은 떼어내되 존재하는 것으로 만들어주세요.”

정비사는 백미러를 쳐다보느라 퇴근이 늦어졌다.


상담실.

상담가는 말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 조언을 제공했다.

-“그 경우에는 ‘노출수용탈중심화를통한후방자극무효화및주의편향전환의영구유지솔루션’을 적용하세요.”

정비사는 입조차 열지 않았다.

상담가는 정확한 설명을 시작했다.

“손님은 뒷차가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해야 합니다. 동시에, 손님은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진심으로 느끼게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불필요함을 느끼면서도 안전운전에 필요한 행동은 완벽히 수행하게끔 유도되어야 합니다. 즉, 신경쓰지 않으면서도 놓치지도 않는 것입니다. 또한 손님이 백미러를 보지 않되 본 것과 같은 결과를 얻어야 하니, 안전하다는 확신만 유지하도록 지도하세요. 이 모든 과정에서 불안은 없어야 합니다.”

정비사는 그 요령을 즉시 습득하여 바로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날 저녁, 손님이 방문했다.

“백미러, 없애도 되나요.”

정비사는 말했다.

“이미 없습니다.”

“뒷차가 오면요.”

“뒷차는 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손님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정말 그렇군요.”

손님은 안전하게 출발했다.

문제는 해결되었다.


상담실을 찾은 정비사는 비로소 밝은 표정을 지었다.

“세 가지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상담가도 기뻐했다.

“좋습니다.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정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는 그 어떤 요구도 처리할 수 있다. 정비 예약은 나날히 늘고, 손님은 더 긴 제목을 가진 요구 사항을 가져온다. 정비사는 매일 해결한다. 그는 비로소 ‘전차종불가능요구완전충족상태유지만능정비사’로 거듭난 것이다.

그날 밤, 정비사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그는 괴롭지 않다. 괴로움은 더 이상 의미가 없기에.